1960년대는 섬유.합판.가발 등 경공업, 70년대는 철강.화학 등 중화학공업, 80년대는 가전.조선.자동차 등 조립가공, 90년대 이후는 반도체와 통신 등 정보기술(IT)이 우리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2010년 이후에도 IT가 계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산업이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자리잡을까?
17일 오전 부산코모도호텔에서 열린 `부산경제포럼'에서 삼성경제연구소 임영모(林榮模) 수석연구원은 "IT산업이 성장을 견인하는 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았지만 최근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경쟁격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저가범용시장에서는 중국이 추격하고 있어 신기술개발이나 표준을 둘러싼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성장주도산업의 부재, 전통산업의 쇠퇴로 우리경제가 심각한 정체국면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향후 우리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IT분야의 우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발굴해 현재 IT중심의 원톱(One-Top)형에서 복수의 주력산업들이 성장을 견인하는 오케스트라형으로 옮겨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산업지도와 업계판도를 일시에 바꾸는 파괴력을 가진 와해성 기술에서 새로운 기회가 나타날 확률이 높으며 이는 기존 기술과는 단절적이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후발국도 대등한 입장에서 도전할 수 있는 동시에 현재 국내기업들이 주도하는 분야 역시 와해성 기술의 등장이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임 연구원은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산업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10대 미래기술로 IT분야에서 ▲반도체와 각종 부품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하는 SoC(System on a Chip) ▲탄소나노튜브 ▲전자종이 ▲서비스 로봇 ▲업무를 지원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 ▲분산형 무선통신 네트워크 ▲해킹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암호기술인 양자암호 등 7가지를 꼽았다.

또 에너지 기술 분야의 연료전지, 생명기술분야에서는 단백질분석으로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는 프로테오믹스와 원하는 장기를 원하는 시기에 교체할 수 있는 인공장기를 들었다.

임 연구원은 "10대 미래기술은 10년내에 상업화돼 대형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가차원에서 최소 2~3개는 우위를 차지해야 산업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고 지속적인 성장도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세계산업 흐름에 맞춰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차세대 기술을 미리 내다보고 앞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임 연구원은 또 "미래기술 개발을 위해 현재 민간에 비해 연구개발의 인센티브나 생산성이 다소 낮은 대학과 출연연구소를 자극하고 수준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