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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박사들 노벨의학상

VeKNI 2005.10.04 14:39 조회 수 : 12651

올해 노벨의학상은 사람의 위에 기생하며 궤양 등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발견한 오스트레일리아의 두 의학자에게 돌아갔다.
노벨의학상을 선정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는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연구소 책임연구원 배리 마셜(54·왼쪽)과 로열퍼스병원 병리학자 로빈 워런(68·오른쪽)을 2005년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연구소 쪽은 “1982년 헬리코박터균의 발견은 비범하고도 기대를 뛰어넘은 것”이라며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소화기 궤양이 두 박사의 연구 덕분에 간단한 처방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워런은 강력한 위산이 들어있는 위 속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살고 있다는 주장을 처음 제기했고, 마셜은 워런의 주장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그 균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때까지 의학계에서는 ‘강한 위산 때문에 사람의 위 속에는 아무런 생물도 살 수 없다’는 게 일치된 견해였다.

하지만 마셜은 워런의 주장에 관심을 갖고 약 100명의 생체검사 환자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이 세균이 거의 모든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환자한테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아가 이 균이 궤양뿐 아니라 만성위염, 위암, 위림프종 등 여러 소화기 질환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연구 성과를 이끌어냈다.

마셜은 세균 배양 실험이 번번이 실패하자 휴가를 떠났는데, 배양기 안에 놔두고 간 위 점막 조직이 휴가에서 돌아와보니 배양돼 있었다고 한다. 또 치료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 급성 위궤양에 걸리게 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 한 식품업체의 유제품 광고모델로 출연한 바 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준행 교수는 “이들은 세계 최초로 위에 세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특히 위에서 파일로리균을 제거했을 때 위궤양이 치료되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출처: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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