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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박사가 전하는 '신기전 복원기'

VeKNI 2008.09.06 17:56 조회 수 : 14078

채연석 항우연 전 원장 "영화 '신기전' 자문 보람 크다"
김유진 감독, 대전엑스포서 시험 발사 보고 채 박사와 '인연'


"신기전이라는 영화는 제가 없었으면 나오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허허허."

세계 최초 다연발 로켓 화포를 영상화해 만든 영화 '신기전(감독 김유진)'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영화 '신기전'은 조선 역사 속에서 실재했던 로켓화포 신기전을 소재로 무기 개발 과정과 이를 저지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팩션 대작.

영화 속 여주인공인 홍리(한은정 분)는 아버지의 못 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신기전 복원에만 매달린다. 15세기 극 중 홍리가 신기전을 복원할 수 있었던 단 한사람의 전문가였다면, 21세기엔 전통적인 옛 방식으로 신기전을 복원하려는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가 있어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채 박사는 처음 신기전이 우리나라의 첫 로켓이라는 것을 밝혔던 전문가다. "처음 신기전이 우리나라의 로켓이라는 것을 대학 때 연구해서 밝혔죠. 고등학교때 최무선이 화통도감을 만들었다는 내용을 역사책에서 보고 '우리나라에도 조상들이 로켓을 만들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을 했던 게 발판이 됐었어요."

영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신기전의 존재를 알릴 수 있어 기쁘다는 채 박사. 그는 이번 영화를 위해 관련되는 자료를 제작진에게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쓰이는 기술에 대해 자문을 구할 때도 그의 지식을 총 동원해 도왔다. 그는 "처음 영화를 만들자고 연락이 왔을 때 농담인 줄 알았다"며 "나중에 옛 것을 재현해 내고 하는 것을 도와줄 때 가슴이 벅차 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채 박사의 어린 시절은 로켓과 함께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신기전이 있다는 생각 역시 왕성한 그의 호기심과 우연에서 비롯된 것. 채 박사는 "어느 날 책을 보니 1200년도에 중국에서 만든 화전이 세계 최초의 로켓이라는 자료를 봤다"며 "그것을 토대로 최무선이 만든 화전이 우리나라 최초의 로켓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채 박사는 소·중 신기전의 복원을 마친 상태다. 영화에서 화려한 스케일로 등장하는 대 신기전의 경우, 최대 난제인 약통 복원을 완료하고 점화 시험에 한창이다. 이미 대 신기전 복원을 완료한 국방과학연구소와는 달리 채 박사는 실존해 있는 설계도의 전통적인 제작방법을 철저히 고수해 완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로켓 신기전'의 복원부터 '영화 신기전'의 제작까지

그가 소·중 신기전을 복원하기 시작한 것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선시대 신무기 복원 명령때문이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행주산성을 방문해 임진왜란 때 왜구를 격퇴했었던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신무기를 복원하라고 명령했다.

채 박사는 그때 진행된 프로젝트를 통해 조선시대 신무기였던 화차와 신기전 등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해 10월 말 10.26 사태로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해 개관식을 치르지는 못했다. 그는 "국민들 앞에 보여드리진 못했지만, 처음 시도해 성공한 것에 의의를 뒀다"고 말했다.

그 이후 신기전은 1993년 대전엑스포를 통해 대중 앞에 등장했다. 당시 엑스포를 방문했던 김유진 감독은 신기전 시험 발사의 위력을 보고 영화로 만들 생각을 했었단다. 채 박사는 "그때 만나자고 한 후 오랫동안 연락이 없어 '포기했나보다'고 생각했다"며 "워낙 어려운 사항이었기 때문에"라고 전했다.

10년 후인 2003년, 신기전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 영화사 측에서 채 박사에게 연락을 해 왔다. 이후 영화 신기전은 채 박사의 철저한 고증 아래 제작을 시작했다.

"세트를 만드는 데 대해서 미술팀과 의논을 자주 했어요. 사실 세종대왕 때 무기 연구소를 복원해야 했으니까 힘든 게 많았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니까 완전히 타임머신을 타고 세종시대 때를 가서 신기전 연구하던 연구실을 방문한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부분적으로 자료를 제공하긴 했지만 그런 것을 토대로 완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참 대단하던데요. 옛날 상황을 현재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영화라는 게 새로운 개념의 타임머신이더라구요. 좋게 말하면 우주선일 수도 있겠네요."

사실적인 묘사와 탄탄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신기전은 사실과 허구를 위험하게 넘나든다는 점과 로켓의 위력을 과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채 박사는 이 문제와 관련해 "기술적인 면에서는 철저하게 고증을 했기 때문에 없는 것을 있다고 한 적은 없다"며 "단지 역사적인 부분에서 여주인공인 홍리 역이 원래 역사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영화의 재미를 위해 허구를 곁들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영화 '신기전',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 소중한 재산"

"평생 기념이 될 만한 일이죠. 연구원이 무슨 돈이 있어서 영화를 만들고 하겠어요. 평생동안 로켓만을 연구해 왔고, 또 그와 관련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영화는 특별한 것 같아요. 솔직히 연구해서 논문같은 거 써도 많은 사람들이 보지는 못하잖아요. 그런데 영화는 그렇지 않거든요. 많은 사람들에게 신기전의 존재를 알릴 수 있을테고 제게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테니까요. 영화가 썩어서 없어지지 않잖아요."

그에게 있어 영화 신기전은 꿈을 현실로 이뤄준 고마운 영화다. 채 박사는 "설계도가 지금까지 실존해 있어 고증해 낼 수 있었던 거지만 그것은 로켓이 실존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 내 호기심에서 발전 된 것일 수도 있다"며 "명확한 꿈을 갖는다면 안 이뤄질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채 박사는 우리나라가 원래 과학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민족임을 강조하며, 이를 기반으로 꿈을 갖고 다시 한 번 재도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우리 민족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민족입니다. 지난 60년 동안 경제성장의 기적을 일으켰잖아요. 그것을 뒷받침 해 준 것이 과학기술이거든요. 그런데 또 과학기술의 성장이 갑자기 이뤄지진 않죠. 바탕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선시대 훨씬 이전 부터 과학기술에 뛰어난 재주가 있었기 때문에 나라를 일으킨,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어요."

실제로 이번 올림픽은 우리 민족의 뛰어난 재주를 전 세계에 알렸던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양궁 단체의 경우 여자 대표팀은 6연패, 남자 대표팀은 3연패를 달성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양궁 코치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태권도, 핸드볼 등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손재주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장차 우리나라 과학기술자들은 20년 뒤에 전 세계 나라의 스카우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채 박사는 "영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눈부신 과학기술이 온 국민들에게 알려져 앞으로 우리를 먹여 살릴 성장동력이 과학기술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계속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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