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에서 삶의 의미 찾는 장준근 DBT 사장


"6년 정도 바이오벤처기업을 이끌다보니 '경영'이 적성에 맞다는 걸 알았다. 회사 일에 좀더 전념하고 싶어 결단을 내렸다."

지난 2월 서울대학교 조교수직을 그만둔 장준근 디지털바이오테크놀로지(DBT) 사장(38). "잘렸다"는 농담을 건넸지만 안정된 교수 직업을 박차고 뛰쳐나온 뒤의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다. 그의 이력을 보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 기계설계로 학사 학위를 받았지만 의공학이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인공장기 의료기기 등 의학과 공학을 융합한 새 분야을 전공하면서 2000년에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조교수로 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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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DBT를 세웠고 그동안 세포 수를 정확히 알아내는 'C-리더', DNA 등 단백질을 세포 안에 집어넣는 '마이크로포레이터' 등 세 가지 기기를 개발해냈다.

영역을 가리지 않는 장 사장처럼 회사도 BT·IT·NT 등이 모두 어우러진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장 사장은 "신약과 신기술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가 금광을 찾는 광부라면, DBT는 광부가 쓸 곡괭이와 청바지를 만드는 기업이다"며 "다른 외국 기업들이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사이 우리는 노트북이나 PDA처럼 싸고 간편한 연구기기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내달 또 다른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회사인 퓨쳐시스템을 통해 우회상장을 시도하고 오는 17일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퓨쳐시스템의 새로운 이름인 '나노엔테크'의 경영을 책임지게 된다.

그는 "정식 상장이 아닌 만큼 부담이 되지만 지난해 적자를 내서 이 방법을 선택했다"며 " 상장을 통해 100억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 해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장 사장은 앞으로 4천억 규모의 의료진단기기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안정된 생활을 내버리고 벤처인답게 '도전'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대덕넷 고재웅 기자> nomuid@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