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독일교육연구정보
"손목시계만한 슈퍼컴에 로봇이 몸속 치료"
초극미(超極微) '나노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
[인터뷰] 테라급 나노소자 개발사업단 이조원 단장
유창재/권우성 기자
출처-오마이뉴스


"나노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내가 화장품 알레르기가 있잖니. '초극미(超極微)' 나노화장품을 써봤지. 그냥 보면 보통화장품하고 똑같은데, 이 속에는 현미경으로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캡슐이 들어있데. 캡슐 알맹이 속에는 비타민 C 등 각종 영양소가 들어있어. 피부에 바르면 바로 모공 안으로 캡슐이 들어가 터지면서 영양분이 피부에 충분히 공급된다고 하더라구."

올해로 39세 주부 김나노씨가 오랜만에 고교 동창모임에 참석했다. 친구들로부터 한껏 '여전히 고운 피부를 가졌다'는 부러움 가득한 말을 들은 그녀는 곧 '나노' 기술로 만든 화장품을 꺼내 보여준다.

나노 화장품 덕택에 피부미인이 됐다는 주부 나노씨의 자랑은 계속된다. 친구들에게 물 잔을 들어 보이며 입고 있던 옷에 쏟아 부었다. 마치 유리에 물을 부은 듯 주르르 흘러내렸다. 옷은 그대로다. 친구들은 나노씨이 신기하듯 만져본다.

"윗도리는 진흙 속에 핀 연꽃에 이슬이 맺혀도 젖지 않는 특성을 나노기술을 이용해 같은 조직을 만들었고, 치마는 오리의 깃털조직과 같은 구조야. 어~ 구두는 돌고래 피부조직을 응용했데. 다 나노기술로 만들어진 옷이라 방수, 보온, 보습, 통풍 등이 자연상태로 이뤄지지."

주부 나노씨는 집에서 마시는 물도 나노기술로 만든 유해세균과 화학물질 정화필터를 장착한 정수기를 구입한 다음부터는 물 걱정 없이 마시고 있다. 또 집에서 사용하는 각종 제품들이 나노기술의 친환경적인 요소가 결합되면서 깨끗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고 자랑한다. ⓒ<오마이뉴스> 2010년 4월 1일자 '가상기사'

(* 평범한 주부인 김나노씨는 친환경제품인 '나노' 제품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주부 김나노씨의 '사는이야기'는 가상이지만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불과 5∼6년 후면 <오마이뉴스> 사는이야기 코너에서 이런 이야기를 쉽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흔히 'NT(Nano Technology)'라고 부르고 있는 '나노기술'은 지금도 보이지 않게 우리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초극미(超極微)'의 세계인 나노테크놀로지가 무엇이며,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까.

앞으로 5∼6년 후인 2010년쯤이면 '나노'는 우리의 경제와 과학, 일상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호언한다. 우리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나노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나노기술을 연구하는 (재)테라급 나노소자 개발사업단 이조원 단장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KIST에서 만나봤다.

'나노기술'은 꿈의 기술

나노기술을 연구하는 (재)테라급 나노소자 개발사업단 이조원 단장은 "나노기술은 바로 생활에 적용이 되는 것으로 우리가 영화를 통해 상상하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며 "꿈의 기술인 '나노기술'로 인해 전에 인간이 할 수 없던 일들이 불과 10년 안에 가능해지는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전 세계가 미-영 동맹군의 이라크 침공으로 혼돈에 빠져 있지만, 한편으론 미래사회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 개발' 전쟁을 벌이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하나가 '차세대 반도체 개발'이다.

이 단장은 "나노기술로 원자나 분자 수준인 10억분의1 미터 단위로 물질을 조작해 슈퍼컴퓨터를 손목시계 크기로 만들고, 인간의 몸 안에서 질병을 치료할 수있는 로봇을 만들어 내는 등 상상했던 일들이 눈앞에 이뤄지게 하는 꿈의 기술"이라면서 "그렇기에 '21세기는 나노기술로 승부가 결정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있듯이 우리 미래는 '나노기술'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나노기술로 "21세기를 먹여 살릴 '노다지' 산업인 반도체 산업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새로운 개념인 나노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나노기술 시장의 규모는 2010년 1조 달러(일본 Hitachi/전경련 예측)이며, 2020년에는 20조달러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겐 '나노기술'은 아직 생소한 용어 중 하나다. 또한 아직 나노기술을 활용한 대량 소비상품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빠르면 5∼8년 후 정보와 환경, 의료, 재료, 국가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노기술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앞으로 나노기술을 통해 명령만으로 수행하는 기존의 컴퓨터 시스템과는 다른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할 예정이다. 또 '외국어 자동동시통역'이 이뤄지며, 실시간 비디어 폰·비디어 회의 등이 가능한 '포켓용 초미니 슈퍼컴퓨터'가 우리 손안에서 작동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인간의 오감을 자연 인터페이스화한 3-D 가상실현'이 등장하면 마치 영화의 주인공으로 실현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나노'로 세계가 뜨겁다

세계 각국은 나노기술을 '미래를 주도하는 기술'로 인정하고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IT 산업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미국정부는 이미 8억9000만 달러를 NT 분야에 투자하면서 주도권을 잡고자 한다.

  
이조원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IBM은 2004년 초부터 '초소형 고속 마이크로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IBM이 개발한 칩은 기존 제품 크기의 20%에 불과하며, 차세대 마이크로칩 생산으로 나노기술 부문에서도 우위에 서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또 국제 CPU 시장을 장악한 인텔도 세계 최초로 2005년 본격 생산을 목표로 회로선폭 65나노미터 반도체공장 건설에 착수한 상태다. 인텔은 무려 2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30나노미터 반도체를 상용화하고 있는 수준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IT에서는 한국에 다소 뒤졌지만, NT에선 절대 뒤질 수 없다"고 의지가 나타난다.

이 단장은 "일본 정부는 2002년 여름 '2003년 중점 지원 30개 사업분야'를 지정했으며, 나노기술 분야를 환경(ET)·정보통신(IT)·바이오(BT) 등과 함께 4대 중점 분야로 선정했다"면서 "일본 정부는 나노기술에 8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재 일본의 많은 연구소와 기업들이 새로운 나노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도시바와 소니는 65나노 공정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했고, NEC, 소니 등 일본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에 기업들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등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EU(유럽연합)도 2003년에서 2006년까지를 제6차 'Framework program'의 중점분야로 NT를 선정하고 총13억 유로(1조4000억원)를 투입하고 있다. NT를 현재기술의 연장선상에 있는 기술로 인식해 제품지향적(독일, 프랑스), 기술지향적(영국, 스위스) 기술을 선정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외에도 중국은 '나노미터과학고양프로그램'(Nano Hot, 기간 2001∼2010)을 수립했으며, 1단계는 나노소재분야에 집중하고 2단계에는 나노소자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에는 70여개의 대학 및 연구기관, 320여개의 나노산업체가 있다. 여기에 대만도 나노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어떠한가. 우리 정부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미약하지만 IT에 이어 나노기술(NT)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테라급소자 나노소자 개발사업단 자료에 의하면 정부는 2002년 11월 '2003년 과학기술 시행계획'을 발표했으며, 국가종합경쟁력 세계 10위를 목표로 작성된 '국가기술지도'에는 나노기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정부는 2003년 연구개발(R&D) 투자규모를 5조3000억원으로 2002년보다 300억원 늘려 예산을 책정했으며, 이중 나노기술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

이 단장은 "나노기술은 '에너지 자원'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열쇠"라면서 "어찌보면 우리는 과학의 위기상황에 처해있는 현재 시점에서 '우리 삶의 혁명적인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단장은 좁은 땅덩어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과학기술' 최우선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제 길은 하나다"라고 주장하는 이조원 단장은 "나노기술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의 과학기술의 미래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이제 세계는 지금 더 이상 작아질 수 없는 작은 기술인 '나노'에 소리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나노 기술'이란?  

'나노기술(NT)'은 10억분의 1미터를 다루는 소위 '초극미(超極微)'의 기술이다. 보통 나노의 단위를 '나노미터(nm)'라고 하는데, 나노미터란 '10의 -9승 미터'다. 쉽게 비교해서 보면 지구의 반지름은 약10의 7승 미터이고, 백원짜리 동전의 반지름은 약10의 -2승 미터이다. 결국 나노미터크기를 백원짜리하고 비교한다면, 나노미터에겐 백원짜리 동전은 지구만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나노'가 얼마나 작은지 느낌이 오지 않는다면 머리카락을 생각해 보라. 1nm는 머리카락 한 개를 8만 번 자른 크기로 원자 서너개가 들어선 정도의 크기라고 할 수 있다. 즉 현미경으로 보이지 않는 원자나 분자를 제어하는 과학이 바로 나노기술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나노'를 우리 생활에 적용시키면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나노기술은 아주 미세한 범위의 세계를 대상으로 펼쳐진다. 우리 생활 속의 도구들을 작게 만들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다.

나노기술을 통해 국회도서관에 있는 방대한 책들을 손톱보다 더 작은 칩 속에 모두 담고, 뛰어난 효능을 가진 입자가 큰 약품을 작게 만들어 몸 속에서 분해가 잘 되게 만들 수 있다. 또 미세한 철 섬유의 조합을 통해 기존 강판의 100배 이상 강한 내성을 지니는 옷감을 만들 수 있다. / 유창재 기자


'나노'(nano) 용어의 유래  

'나노'(nano)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용어로 '매우 작다'는 의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난쟁이를 '나노스'(nanos)라고 불렀다고 한다.

현대 과학에서는 10의 마이너스 9승, 즉 10억분의 1미터를 나타내는 단위 접두어로 사용된다. 기호는 'n'.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7 외국어강의 가능해야 교수 임용-한국대학신문 VeKNI 2003.03.16 10207
346 여성과학인력 채용목표제 확대 VeKNI 2003.03.16 10197
345 獨통신업계, UMTS 4-5월로 앞당겨 시작 VeKNI 2003.03.17 10185
344 과기부 해외 고급과학인력 104명 초빙 VeKNI 2003.03.18 10190
343 유럽 출신 고급두뇌 對美유출 심각 VeKNI 2003.03.19 10177
342 이공계 공직임용율 50%로 확대 VeKNI 2003.03.20 10172
341 과기부 청와대 업무보고 요지 VeKNI 2003.03.22 10018
340 ETRI, 독일 HHI와 양해각서 체결 VeKNI 2003.03.22 10300
339 생명공학연구원, '파격조건' 우수 인력 유치나서 VeKNI 2003.03.25 10185
338 과학기술 인력유치활용사업 대상자 선발 VeKNI 2003.03.25 10193
337 ETRI, 유럽 선진 연구기관.기업과 연구협력 체제 구축 VeKNI 2003.03.28 10205
336 과학기술 문화창달 기본계획 수립 VeKNI 2003.03.31 10178
335 과기부, 대학.대학원생 지원 사업 시행 VeKNI 2003.04.01 10178
» [인터뷰]초극미(超極微) '나노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 VeKNI 2003.04.03 10193
333 과학재단, 젊은 과학자 연구활동에 100억원 지원 VeKNI 2003.04.08 10176
332 ITU-한국 초고속인터넷 세계 최고수준 VeKNI 2003.04.08 10180
331 나노기술개발 국가적으로 추진 VeKNI 2003.04.14 10194
330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 수상자 선정 VeKNI 2003.04.15 10201
329 獨 바르네케 교수 KIST 초청 강연 VeKNI 2003.04.22 10481
328 민관 IT시장개척단 동유럽 3국에 파견 VeKNI 2003.04.22 1239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