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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달러의 지속적인 약세에 상반되는 유로가치 급등
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 전망은 환율 추이를 좌지우지하는 `정치적 변수'를 감안할 때 달러 약세
와 여기서 촉발되는 유로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미국의 대통
령 선거가 본격화되는 올하반기까지는 지금의 추세가 유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EU)에서 유로 강세를 `속수무책으로 계속 방치할  것인
가'라는 문제를 놓고 EU 집행위와 일부 회원국이 한편에 서고 다른 쪽에는 ECB가 버
티는 상황이 본격 가시화되기 시작한 느낌이 완연하다.

    유로금리 인하라는 핵심 변수가 배후에 깔린 이 줄다리기에서 집행위 쪽은 성장
가속화를 위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데 반해 ECB는 그간의 노선대로 `물가안정 우선'
이라는 카드를 선뜻 내던지지 않고 있다. 8일(현지시간) 소집된 ECB 통화정책이사회
에서 2%인 유로 금리가 그대로 유지된 것이 이런 맥락이다.

    유로 환율은 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가 이사회 직후 기자들에게 행한 발언
으로 인해 달러와 엔화에 대해 무려 1% 가량 오르는 강세를 이어갔다.  그는  "유로
강세가 유럽 수출신장에 타격을 가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워낙 탄탄해 유로 강세로 인한 수출잠식 효과가 덮어
질 수 있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트리셰의 발언에 대해 "ECB가 유로 강세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유로의 대달러 가치가  지난
해 22% 가량 상승했음을 상기시켰다.

    뉴욕 소재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수석외환 전략가 스티븐 잉글랜더는 경제금융정
보 전문 서비스 블룸버그에 "금융시장이 트리셰 발언이 나온 후 일제히 달러를 내던
졌다"고 말했다. 유로 강세가 이어질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유로당 1.27달러대까지 치솟은 유로 가치가  1.40달
러대까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성급한 관측도 나온다. 메릴 린치의 8일자 전망도 유
사한 수준을 점쳤다.

    트리셰의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ECB의 유로가치 방어 능력과 관련한  `현실적
인 한계'를 짚어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런던 소재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의 외환 전략가 모니카 팬은 블룸버그에 "트리
셰 총재가 지난 12월 18일에만 해도 `유로 가치의 안정적 유지가 필요하다'는  발언
을 했음"을 상기시키면서 트리셰의 입장이 이처럼 `바뀐 것'이 ECB의 한계 때문이라
고 지적했다.

    즉 ECB가 독자적으로 유로 환율을 방어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눈치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ECB가 유로 강세에도 불구하
고 `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유지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트리셰 총재가 금리인하 압력에 계속 버티는 배경에는 EU 확대라는 `믿는 구석'
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동구권 빈국들이 앞서 일정에 따라 EU의 새식구가 되는
것이 유럽 경제의 향후에 청신호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신규 가입국들이 경제적으로 크게 낙후해있기는 하지만 인구가 적지  않기
때문에 통합 EU에 노동과 상품시장 확대라는 선물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유럽 경제의 잠재력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전문가들은 자본이 금리가 높은 곳으로 이동하게 마련이라면서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에 비해 유로 금리가 2배 높기 때문에 올들어서도 자본이 그쪽으로 쏠리는 현상
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 강세가 EU의 수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견이 나온
다. 유럽과 미국의 수출시장 여건이 다르다는 설명이 붙는다.

    유럽의 경우 미국과는 달리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확실히 믿을 수 있는 막후  시
장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러시아 경제가 급속히 확대되는 상황이며 중국도  대만
문제 등으로 미국과 여전히 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자연 대유럽 교역에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것이 유로 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잠식을  어느
정도는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논리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금값 폭등이 달러 약세와 유로 강세라는 `기축통화 세대교체'
측면에서 비롯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이 자존심 속에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강한달러'  기조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무역과 재정 부문의 `쌍둥이 적자'에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조지 워커
부시 대통령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약한달러'를 선호하는 현실주의로 전환되
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이런 맥락이다.

    이들은 미국이 중국 위앤화 평가절상 압력에 부심해온 것이 유럽 경제를 견제하
는 측면도 있다면서 중국의 경우 미국보다는 유럽 기업 및 자본의 진출이 여전히 대
세이기 때문에 위앤화 가치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보다는 유럽이 더 타격받을 수  밖
에 없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부시 행정부가 마냥 달러 약세를 방관하기는 힘들  것이라
면서 오는 11월의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또다시 `강한달러'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때는 달러 정책에서 정치적 변수보다는 경제적  변수
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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