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iological oceanography International master program 으로 IFM – GEOMAR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선희 회원님 (Kiel 대학)의 해양생물학 관련 칼럼입니다. 

 

 

Alle meine Quwalle : 해파리는 우리 곁에…영원히 
 
이선희 
Biological oceanography International master program
IFM – GEOMAR, Kiel 
future-ocean@gmx.de
 
 
I. 들어가는 말
해저를 꾸며놓은 어두운 수족관에서 유유히 떠다니는 해파리는 숨이 막히게 아름답다. 특히, 물 속을 흩날리듯이 움직이는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하지만 최근 해변가를 뒤덮은 해파리 떼와 이로 인하여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은 사랑스러움을 넘어서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해파리로 뒤덮인 바다가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나오는 중이다. 특히, 이 상황이 지구온난화와 남획으로 악화된 바다환경을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옴에 따라, 그들만의 생존전략과 독특한 행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II. 해파리의 이모저모
해파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나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경이롭지만 6백만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해파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롭다. 초기지구의 해양환경에서도 해파리는 넘실대고 있었고, 계통상 높은 수준의 살파(Salp: 투명한 몸체의 동물플랑크톤)와 비슷하게, 어류를 포함한 다른 종이 분화되기도 전에 일찍이 출현하였다고 여겨진다. 자연에서 해파리의 화석을 발견한다는 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을 추정할 수는 없다. 몸의 90%이상을 물로 지탱하는 해파리의 특성상, 화석화되어 보존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캠브리아기의 해파리의 화석이 현대의 종 구성으로 이미 분화한 형태로 발견되어, 해파리의 출현시기는 더욱 오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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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캠브리아 중기의 해파리 화석(Cartwright et al., 2007). Photograph of Middle Cambrian cnidarian jellyfish in lateral view possibly referable to the order Semaeostomeae, class Scyphozoa. Specimen UU07021.10, scale bar equals 5 mm./ doi:10.1371/journal.pone.0001121.g007
 
 
사람과 해파리
일반적으로 해파리를 위험한 생명체로 인식하듯이, 사실 해파리는 WTO에서 정한 위험한 해양생물 중 하나이다. 자포동물 문(Phylum Cnidarian)에 속하여, 이름에서 보이듯이 자포를 가진 개체이기에 몸체에 독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약 100종 정도의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위험한 정도의 독성은 아니다. 문제는 해파리의 수가 연안에 증가하는 추세와 쏘임 사고에 대한 대응책 미비로 인하여 환자의 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해파리가 자포를 발사하는 과정은 자연에서 가장 빠른 기제이고, 몸체가 죽은 이후 약 3일 까지도 독성을 발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인명사고는 상자해파리과(Cubozoan)에 의해 일어나는데, 새끼 손가락보다 작은 크기 몸체에 30배가 넘는 길이의 촉수를 지니고 있으며, 투명한 외형으로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촉수 접촉이후 3초 안에 사망을 이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외 맹독을 지닌 작은 부레관 해파리 (Portugue man O-war)와 숲덤불해파리(Nemopilema nomurai, 우리나라에서 노무라해파리로 불리는 대형종) 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도 수 십명 사망자에 이른다. 대략적으로 일년에 만 명에 이르는 해파리 촉수접촉사고가 병원에 접수되고 있고, 필리핀과 호주만 해도 약 20~50명의 사망자가 매년 발생한다. 인명사고에 대한 위협은 바다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들의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며, 대중들에게 해파리에 대한 공포를 상승시키는 주요인이다. 덧붙여, 해파리는 산업피해를 일으키는데 대량 발생한 해파리 군체는 해역 근처에 바닷물을 냉각수로 이용하는 발전소의 취수구를 막아 재산적 피해 및 가동정지에 이르기도 한다. 1999년 필리핀과 2001 년 캘리포니아에 발생한 대 정전 사태는 해파리에 의한 것 이었고, 우리나라 영광에 위치한 핵발전소도 네 번 이상의 취수구 막힘에 의한 발전정지가 보고되어있다. 미국의 군함 ‘워싱턴’호는 해파리에 의해 운항이 정지된 적이 있으며, 일본에서 대형해파리가 찬 어망을 끌어 올리다 배가 전복하는 사례가 보고되는 등, 해파리에 대한 위협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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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왼쪽) 전 해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보름달 물 해파리(Aurelia aurita) 군체, 주로 발전소 취수구의 막힘에 일조한다. (중간) 붉은 쐐기해파리로 불리는 원양해파리(Chrysaora melanaster), 생산성 높은 해역에서 어린 치어, 물고기알 섭취로 수산업에 영향을 미침. (오른쪽) 위) little sailor로 불리는 Velella velella, 예쁜 보라색의 몸체를 가지고 있으나 대량으로 해안가를 덮치기도 한다. 아래) Portuguese man o' war 라 불리는 작은 부레관 해파리(Physalia physalis), 독성이 강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다.*

* 해변에 밀려나 죽은 상태의 해파리도 촉수에서 몇 일간 독소를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바다가 해파리 수프로
현재까지도 해파리의 증감주기가 자연범위를 넘어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견해를 달리하지만, 많은 연안에서 해파리를 포함하는 자포동물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작은 플랑크톤부터 같은 종족의 해파리까지 먹어 치우는 게걸스러운 해파리의 섭식행동은 일차적으로 생산성 높은 물고기(forage fish)와 먹이경쟁과 어린 치어의 섭취로서 수산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먹이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해파리가 번성하는 악순환(jellyfish spiral: Uye, 2005)에 다다라, 상어나 거북이와 같은 상위 포식자의 감소는 해파리를 더욱 높은 먹이사슬 단계로 위치하게 만든다. 종종 우리나라의 뉴스에서도 양식장에 해파리의 의한 피해가 언급된다. 직접적인 독성에 의한 물고기의 사망과 시설물 저해, 간접적으로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로서 전체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양식장근처 해파리 대량발생(jellyfish bloom)은 용존산소를 낮추어 질식에 의한 물고기 폐사를 이르게 한다. 
강으로부터 유입되는 인위적 황, 질소 산화물은 유해한 플랑크톤의 상승을 야기하고 작은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해파리에게 유리해진다. 이때, 유기체의 급증은 해수 내 산소고갈이 극심하여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으로 변화한다. 일년생의 해파리가 동시에 죽는 시기에는 해저에 사는 박테리아들은 부패한 시체를 분해하면서 저산소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렇듯 연안환경의 부영양화와 저산소층의 확장은 해양생물체들의 생존율을 위협하지만, 독특한 생활사와 광염성의 특징으로 해파리는 적응하여 살아남는다. 죽음의 지대로 불리는 무산소층(Dead zone, anoxia)에서 모든 생물은 전멸한 채, 해파리만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인위적인 해양시설물 또한 해파리의 부착단계 생존율을 높이는 조건이 되는데, 연안의 항구나 건축물, 인공양식장 등이 원인이다. 종마다 다르지만 해파리 한 개체가 만들어내는 알의 개수는 하루 45000개에 육박하며, 수정된 한 개의 알이 만들어내는 부착성 폴립은 환경에 따라 3~5번의 사이클로 엄청난 개수의 성체로 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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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주요 해양 생태계에서 보여주는 해파리 증감추세 지도: 붉은색은 명백한 증가, 주황은 증가, 파랑은 감소, 회색은 데이터 없음. 상대적인 원형 크기는 데이터의 신뢰도를 반영함. Map of population trends for native and invasive species of jellyfish by 45 large marine ecosystems (Brotz et al., 2012). 
 
그렇게까지 쓸모 없는 녀석들은 아닙니다
최근 들어 해파리의 피해에 대한 보고서와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바다의 바퀴벌레’ 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나오고야 말았다. 하지만, 이러한 악명 뒤에도 해파리는 유용한 기능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해파리를 구성하는 몸 속의 유기물들은 질소, 탄소를 포함하는 해양시스템 내 영양염 순환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해파리사체가 해저 바닥으로 떨어져, 빠른 속도의 영양염을 용출하여 저서생물의 주 이용통로가 되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한바 있다 (Lebrato et al., 2011). 실제로, 최대 유류유출 사건으로 기록되는 걸프만의 오염 이후, 해파리가 생존한 지역에는 유류잔해를 분해하는 박테리아들을 활성시켜 해저바닥을 깨끗하게 만들었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몸체에서 나오는 mucus로 불리는 끈적거리는 물질이 나노사이즈의 입자 흡착능력이 큰 것이 알려졌기에, 현재 후속연구가 진행 중이다(Patwa et al., 2015). 미래의 식량자원으로의 가능성도 크다. FAO 보고서에 따르면, 해파리 총 생산량과 양식장의 수는 2013년이 후로 꾸준히 늘고 있으며, 정약전이 지은 ‘현산어보’에도 해팔어(海八漁) 또는 중국어 ‘해타’라고 언급되어 고대 중국인들이 식용과 약재로서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호주의 원주민도 오래 전부터 해파리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믿었기에 두통, 해열 치료에 사용했다고 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유용한 물질을 추출하여 상용화하고 있고, 해파리로부터 추출한 녹색형광단백질은 세 명의 과학자(Shimomura, Chalfie & Tsien)에게 노벨상을 안기어 현재 의료, 산업분야에 널리 이용되기도 한다. 독특한 사례로는 해파리 진동을 이용하여 심리치료와 마사지에 이용하려는 시도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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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 생지화학과정에서의 해파리의 역할, 입자성 유기물질을 제외했을 때, 탄소와 질소의 주요 공급원이 되며 생물순환펌프에도 영향을 미친다. Biological pump and the biogeochemical processes that remove elements from the surface ocean by sinking biogenic particles  (Lebrato and Jones, 2011)
 
III. 맺음말
해파리 바다에서 헤엄치지 않으려면
인간의 영향(Anthropogenic effect)이 과학계의 언급되기 시작한 이후, 생물다양성의 감소로부터 급격한 온난화의 부차적인 현상들까지 다양한 범위에 걸쳐 생태계의 변화가 주장되었다. 해파리의 증가는 실제로 질적으로 낮아진 바다의 환경(degraded ocean condition)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해파리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해수수온의 상승으로 낮아진 산소농도는 해파리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물저해환경을 넓혀주고 있다. 무엇보다 남획을 비롯한 어업활동은 경쟁자, 포식자를 감소시키는 한편, 해안가의 부두나 건축설비 등은 어린 폴립상태의 해파리가 더욱 잘 자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 인간이 해파리의 독주를 가속화시키는 중이다. 우리는 해양과 생물, 지구에서 공존하는 삶을 살고 있다. 대기의 이산화탄소가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며, 환경오염의 극대치에 서있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시점이야 말로 우리의 행동과 정책, 모든 것을 함께 노력해야 할 마지막 기회임을 바닷속 가득한 해파리들이 말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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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2002) 현산어보를 찾아서, 청어람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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