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26일 실시된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세계 최초로 인터넷을 통한 전국 단위의 투표가 실현됐다.

    스위스에서는 2003년 1월 제네바 칸톤의 한 소규모 선거구에서 주민 1천162명이 참여하는 전자투표가 있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이전에 소규모의 전자투표가 실시된 적은 있지만 법적 구속력을 가진 것은 스위스의 사례가 처음.

    26일의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이뤄진 전자투표는 제네바 칸톤의 교외에 자리잡고 있는 콜로니와 카루주, 메랑, 아니에레 등 4개 지역에 국한됐고 전체  유권자(450만명)의 1%에도 2천723명이 참가했지만 전국 단위라는 점에서 적쟎은 의미를 갖는다.

    전자투표는 지난 3일 실시됐으며 이를 모은 '버추얼 투표함'이 26일 개봉된 것. 참가자는 해당 지역 유권자의 약 22%였고 개표에 걸린 시간은 불과 13분5초.

    투표는 전자투표 희망자들이 16자리의 ID와 4자리의 암호를 부여받은 다음 제네바 칸톤 당국이 특별히 마련한 웹사이트에 접속해 온라인 투표용지를  받아  암호와 출생일, 그리고 법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스위스는 세계 유일의 직접 민주주의 국가답게 매년 수차례의 안건을 놓고 국민투표가 벌어지지만 투표율이 50%를 넘은 경우는 드물다. 정부측은 전자투표가  유권자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확대할 계획.

    오는 10월과 11월의 시단위. 전국 단위 주민투표에서도 전자투표를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우편을 통한 투표가 90%이고 그  나머지가  투표소에서 이뤄지는 실정이지만 전자투표는 제3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측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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